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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회운동에 대한 노트

zingari.JQ 2019. 4. 17. 21:25

8년 전 석사논문을 쓰다가 (눈물 쏙 빠지게 혼나고) 대차게 날아가버린 이 부분을, 잠깐 필요해서 다시 (겨우)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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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문화적 실천으로서 도시에 대한 접근

도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도시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에서는 도시를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도시(city)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사회 성격의 한 축으로서 도시사회(urban society)이자 새로운 삶의 방식이 나타나는 맥락으로서 접근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도시를 사회문화적 실천 방식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앙리 르페브르(Henry Lefebvre)는 자본주의로 인한 소외된 삶 대신 총체적 인간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일상과 평범한 경험에서부터 우리 대부분이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일상에서의 삶은 작은 부분의 진행을 분석함으로서도 우리 삶의 전체 구조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그러한 점에서 상품에 의한 일상생활의 식민화에 대한 의미있는 저항을 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도 일상생활 영역이라고 역설한다. 또한 도시사회를 주목하고자 했던 르페브르는 사람들의 존재방식, 사고방식, 행동방식이 도시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현대의 도시는 일상의 삶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보다는 단순한 거주처로 기능하고 있는데, 이는 공간과 도시에서 현대 자본주의의 생산 관계가 재생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도시의 사용가치보다 교환가치가 더욱 중요시 여기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한 변화를 만들 요구로서 도시에 대한 권리(le droit à la ville, right to the city)'를 주창한다. 자신들이 생활하는 공간과 시간의 토대 위에서 시민사회를 창조해야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민권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권력은 독단주의의 특징을 지니며 자발성을 제압하려고 하지만, 거리에는 자발성이 생겨나서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르페브르는 공간이 어떻게 생산되고 그에 내재된 사회관계에 주목하여, 공간의 3요소를 제시한다(Lefebvre 1974[1988]). 우선, 공간적 실천(spatial practice)은 사회에서 생산과 재생산을 위해 공간에 걸쳐 발생하는 각종의 구체적인 흐름과 이동, 상호작용을 지칭한다. 이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세계에 대한 지각에서 시작되어 그에 대한 현실적인 의미를 만들게 된다. 여기에는 노동, 놀이, 여가의 공간을 서로 연결하는 노력이 따르며, 이를 통해 사회적 연속성을 유지하게 된다. 공간 재현(representation of space)은 도시화에서 잘 드러나는데, 도시계획자, 기술자, 개발자, 건축가, 도시주의자, 지리학자 등의 전문가와 기술관료들에 의해 공간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구상되어서 강제되고 권력화되는 점을 지칭한다. 특히 전문가들이 사용하고 전파하는 난해한 모델과 기호, 전문용어가 공간에 반영되는데 이는 사회의 지배적 공간으로서 질서를 부과하려는 의도를 포한한다. 재현 공간(representational space)에서는 물리적 공간을 상징적으로 사용하면서 거주자와 사용자의 일상 언어, 상징, 그리고 이미지를 덧씌우게 된다고 보았다. 이는 일관적이거나 응집적이지 않고, 사회생활의 숨겨진 면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재현 공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방향성을 갖게 되며, 상황적이고 관계적이며 동적인 복잡성을 띄고 있다.

르페브르는 도시의 공간이 자본주의의 생산 수단이자, 권력의 통제와 지배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그래서 그는 도시혁명을 통해서 주민집단의 파편화와 탈중심화를 벗어나고, 새로운 도시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점에서 도시에 대한 권리는 자치의 지점에서 생산과 일상생활을 조직화하는 자발적 실천 전략을 제시한다.

마누엘 카스텔(Manuel Castells)은 새롭게 출현하는 사회로서 도시를 정의하는 르페브르의 관점으로 따르면서, 도시사회운동은 역사적 원동력으로서 도시적 실천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문제의 초점을 일상생활의 소외로 맞추었으며, 도시는 자본주의 영역을 투영하는 곳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명확히 볼 수 있는 장으로 보았다. 그러한 점에서 도시연구는 공간에 대한 특수한 이론보다 사회구조에 대한 이론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더욱이 그는 도시사회구조의 현실성은 오로지 세밀한 경험적 조사를 통해 얻어진 상호관계적인 복잡성 속에서 인식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는 사회실천의 한 유형으로서 도시사회운동이 국가기구에 침투하고 그것을 변형시키면서 운동의 의지를 실질적으로 집행하고, 민주적 관리와 도시계획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도시사회운동이 국가에 침투하고 그것과 싸우면서, 하나의 사건무대를 발전시키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퍼뜨리고, 희미한 민주주의로의 여정 속에서 자신들의 의제를 추구하면서 스스로를 대중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행위이며, 특히 그 세력이 대중과 계급을 가로지른 연대로부터 나왔다는 점에서 구조를 바꾸어내는 탁월한 동인이라고 보았다.

저서도시와 풀뿌리: 도시사회운동의 비교문화론(The city and the grassroots: A cross-cultural theory of urban social movement)에서 그는 도시형태와 구조에 영향을 준 도시사회운동을 역사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사회적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기 위해 인류학적인 경험적 관점에서 비교문화적 이론을 도출한다. 도시사회운동은 다양한 사회적 위치들, 경제적 재분배나 문화적 정치적 정체성, 젠더 등에 의해서 도시사회운동이 벌어지며, 이는 도시의미를 변화시키기 위한 시민사회로부터 발생하여 국가제도를 뒤흔들기도 한다. 도시사회운동이 스스로의 자발성을 유지하면서, 지식인들의 지지와 미디어에 의해서 전달되는 이미지를 통해 사회와 지속적으로 관련 맺으며, 도시와 공동체, 권력을 유기적으로 구성하고, 스스로의 의식을 발전시키며, 정치적 정당을 통해 작동한다고 보았다. 그러한 점에서 그는 동네 곳곳에서부터 저항하여 결국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1970년대 스페인 마드리드의 도시사회운동 사례분석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평가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에 대한 분석을 위해 몇 가지 개념을 제시한다. 우선, 도시의미(urban meaning)는 주어진 사회에서 역사적 행위자들이 갈등적 과정을 통해 도시의 방향을 부여하게 되는 구조적 행위를 지칭하며, 도시기능(urban function)은 각 도시마다 역사적으로 정의되는 도시의미에 의해 목적을 수행하도록 하는 복합적 체제를 뜻한다. 도시형태(urban form)은 행위자들의 대립적 과정을 통해 결정되는 도시의미들의 합성을 통해 나타나는 상징적 표현을 말한다. 도시사회변화(urban social change)는 도시의미를 재정의하는 것이고, 도시계획(urban planning)은 공유된 도시의미를 도시기능으로 적용하는 것이며, 도시디자인(urban design)은 도시형태에서 도시의미를 적용시키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Castells 1983: 303~4).

카스텔은 결국 역사라는 것은 주체를 동반하는 과정이며, 도시사회운동의 주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시 말하면, 동네 어딘가에 모여 스스로를 조직하고 그들의 문제에 대해서 공유하고 자신들의 공동체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려는 풀뿌리 조직들은 사회구조를 바꾸어나가는 실천의 주체로서 도시에서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며 집합적인 행위자인 것이다.

최근 인류학에서도 도시에 대한 권리나 풀뿌리 민주주의에 주목하는 연구가 등장하고 있다. 제임스 홀스턴(James Holston)은 브라질 상파울루의 사례연구를 통해 전지구적 민주화 속에서 새로운 시민권이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제시한 반란적 시민권(insurgent citizenship)'은 새롭게 등장한 주변화된 거주민들의 운동은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시민권 간의 충돌을 보여준다고 보았다(Holston 2008). 특히 도시 주변부의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독창적으로 자신들의 요구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민단체의 도움을 통해 주변부의 거주민들은 도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게 되었고, 또한 이는 다른 집단의 권리와 공존과 대결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여기에는 주변부 노동자 출신인 룰라의 대통령 당선도 그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결국 홀스턴은 새로운 도시 시민권은 세 가지 핵심적 과정에 기반하는데, 첫째로 풀뿌리 조직에 기반하여 공공영역에 새로운 방식으로 참여하며, 둘째로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이해하고, 셋째로 새로운 법적 틀과 참여기구와 정책적 실천을 만들어낸다고 제시한다.

아르준 아파두라이(Arjun Appadurai)는 전지구화로 인해 재편되는 세계적 질서 속에서 지역의 풀뿌리는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인도 뭄바이의 빈민연합운동의 사례를 통해 그는 심화된 민주주의(deep democracy)' 개념을 제시한다(Appadurai 2001). 인도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뭄바이의 대부분이 도시 서비스에서 배제되어 있는 상황에서, 빈민조직의 연합은 도시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힘을 발휘한다. 여기서 이 조직들의 전략은 스스로 이해하고 조직을 만들고 자원을 동원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며, 특히 연합의 자발성, 저축을 통한 인내의 강조, 합법적 선례를 통한 공공성 유지를 강조하고 있음을 분석한다. 그래서 이들은 정부 통계에서 빈민에 관한 부분이 빠져있어서 실제적인 정책에서 누락되는 과정을 해결하기 위한 자체 조사를 수행하고, 스스로 집을 건설할 능력을 이끌어서 빈민들의 사회화를 통해 계급문화를 바꾸려고 하며, 열악한 화장실 조건을 뒤집기 위해서 화장실 축제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인정의 정치학을 만들어낸다고 분석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위급함에 대해서 인내를 갖고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결정적으로 강조한다. 또한 이러한 활동은 지역내 연망을 넘어서 국제적 연망을 시도하는데, 이는 월드뱅크 같은 국제조직의 펀드를 받게 하거나 서로에 대한 비교적 관점을 지니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언급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어지는 심화된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사례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세타 로우(Setha Low)는 도시 공공공간의 장소성과 경관을 해석하려고 시도하면서, ‘문화의 공간화(spatializing culture)’의 개념을 제시했다(Low 2000). 공간을 생산하는 힘을 맥락화하고 사람들이 사회적 행위자로서 그들 자신의 실재와 상징적 의미를 구성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공간화라는 것이 물리적, 역사적, 개념적으로 공간에 대한 사회적 관계와 실천을 위치시킨다고 보았다. ‘공간의 사회적 생산(the social production of space)’는 사회적,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기술적인 것으로 물질적인 세팅의 물리적 창조를 야기시는 것으로서, 유물론적 관점에서 도시공간의 역사적 발생과 정치경제적 형성을 정의하는데 유용하다. ‘공간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 of space)’는 현상학적이고 상징적인 경험이 교환, 갈등, 통제와 같은 사회적 과정에 의해 중재되는 것을 보여주는데, 사람들의 사회적 교환, 기억, 이미지, 물질적인 조건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경관과 행위를 통해 공간이 실제적으로 변형되는 것을 지칭한다. 이러한 공간의 사회적 생산과 구성의 과정을 통해서 도시를 둘러싼 경합을 분석해볼 수 있다.

 

2) 사회운동과 시민사회에 대한 인류학적 비판

사회운동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는 1960년대부터 활발히 진행되었다. 사회운동에 대한 접근방식은 4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는데, 우선 집합행동론(the collective behaviour perspective)는 상징적 상호작용에 묘사하여 새로운 사회적 형태를 만드는 집합행동을 강조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덜 구조화되어 있고 비공식적인 시작점이나 사회적 가치체계의 수준에서 변화에 대한 반대로서 사회운동을 설명한다. 자원동원론(resource mobilization theories)은 사회운동의 조직적 구성과 집합행동의 이성적이고 전략적인 논리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대규모 동원에 대한 분석에서 인적 네트워크 같은 객관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예로 기존 조직들과 재정적 자원의 유효성, 전문가 경험과의 연결을 들 수 있다. 특히 목적과 이익 추구를 위해 집합행동을 수익계산 수행 같은 도구적 이성의 논리를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반면에 신사회운동론(the new social movements perspective)에서는 정체성의 구성과 연대의 형성에 초점을 맞춘다. 후기산업사회와 탈근대화로의 전환 같은 사회적문화적 변동을 주지하며, 단순한 도구적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에 대해 강조한다. 정치과정론(political process theories)에서는 자원동원론이나 신사회운동이 정치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사회운동과 국가와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특히 정치적 변화와 새로운 정책들의 함의를 가져온 사회운동의 역할에 주목한다(Gibb 2001). 하지만 이러한 관점들의 차이를 보완하기 위한 통합적 관점(integrated theory)에서는 사회운동을 비공식적 네트워크로서, 공유된 이익과 연대에 근거하며, 대립적인 쟁점에 대해서 동원되며, 저항의 다양한 형태를 빈번히 사용한다고 설명한다(Della Porta1999). 또한 사회운동은 정당이나 이익집단 같은 조직이 아니며, 다양한 범위에서 상호작용되는 개인과 집단, 조직 간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집합적 정체성으로서 사회운동은 참여자들의 상호작용 과정 속에서 발달하게 되는 소속감과 공유된 믿음과 가치에 대해서 주목하게 한다. 사회운동의 집합적인 정체성은 개인과 단체를 연결시켜주며, 특정한 조직이나 집단 정체성을 초월하게 한다. 또 집중적인 활동기간이 아닐 때라도 그 연속성을 제공한다. 더욱이 사회운동은 쟁점의 범위를 넘어서 다른 행위자들에게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갈등을 북돋아준다. 그 범위는 자원의 분배와 통제, 문화적 정치적 핵심 가치의 의미, 본질적인 사회변화, 지배의 구조적 관계에 대한 전환이나 방어를 넘어선다. 사회정치적 운동의 대립적 행위는 공공적 저항의 형태로의 재과정을 포함하는데, 이는 사회문화적 운동과는 명백하게 구분되는 특징이다.

아르투로 에스코바르(Arturo Escobar)는 인류학 연구에서 사회운동을 잘 등장하지 않는 원인으로 몇 가지 요인을 제시한다(Escobar 1992). 인류학에서 정치와 실천에 개념화가 충분하지 않고, 영미 인류학에서의 텍스트성에 대한 경향은 정치의 장에 대한 정의를 좁은 의미로 한정시키고 있다. 또한 실천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지적에도(Otner 1984), 개인을 기반으로 행위자와 실천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인류학에서 아직 잘 받아들여지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더욱이 학문의 특성상 문화적 의미를 넘어서는 사회갈등과 사회운동에 대해서 접근하기가 어려우며, 복합사회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 인류학은 의도적으로 구분을 짓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인류학의 연구경향을 주도하는 미국사회 내에서 집합행동(collective action)이 줄어드는 상황이 사회운동을 잘 다루지 않게 된다면서, 되레 라틴아메리카의 연구에서는 사회운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밝히고 있다. 에스코바르의 지적은 그 대상이 1990년대 미국에서의 인류학으로 좁혀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사회운동에 대한 논의에서 인류학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그러한 점에서 시민사회(civil society)에 인류학적 연구에서는 서구 중심적인 시민사회의 개념에 대한 비판과 현실적용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Benthall 2000). Comaroff(1999)는 시민사회 개념이 복잡하고 다중적이며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서구적 편견에 의해 아프리카에는 시민사회가 없다는 관점을 비판한다. Hann and Dunn(1996)은 시민사회라는 개념이 동유럽에서는 복잡하게 수용되는 과정을 제시하면서, 시민사회는 서구적 기준의 모델이며 각 사회마다 다르게 시민사회가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한 점에서 Hann(1996)은 서구의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모델에 한정된 접근방식 대신 인류학이 꾸준히 다뤄온 광범위한 비공식적 대인관계와 관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시민사회에 대한 논의는 근대성, 개인주의, 다원주의, 공사영역 등에 대한 관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보편성과 상대성을 함께 다룰 수 있는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시민사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Lewis(2002)는 시민사회는 경합하는 열린 영역으로서 일련의 협상과정이면서 적응적 개념이기 때문에, 친족집단에서부터 종족집단, 이웃들까지 포함하는 등 인류학적 관점에서 시민사회 개념이 다양한 지역적 맥락을 포함하고 확장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의 시민사회 논의가 지나치게 사회조직의 이념형으로서 개념화되어 규범적 접근으로서 이론화에 치중되는 경향에 대하여 인류학에서는 다양한 사회집단과 사회관계들에 대해서 다중적이고 중층적으로 접근하는 경험적 사례연구를 통해서 시민사회의 현실적 문제들을 다루고 대안적 연구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이태주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