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70228 퇴근하는 산 길
zingari.JQ
2018. 2. 19. 07:01
예전에 다니던 익숙한 곳으로 새롭게 출근하게 되었다.
뭐랄까 미세먼지 같은 것이 걷어지고 상쾌한 느낌이랄까?
직장을 다니면서 은근히 있었던 부담이 사라져서 그런지, 발걸음이 유쾌해졌다.
어제, 퇴근을 산길로 해보았다.
건물을 나서는데 저 멀리 누군가가 산 길을 걷고 있었다.
전혀 모르는 길인데 무작정 따라가봤다.
방향을 보아하니 가야 할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산 길을 걷다보니,
멀리 있다 생각했던 건물이 알고보니 산등성이 너머로 가까웠다는 걸 알게 됐다.
길 중간에는 공터도 있었고, 여기저기 갈림길도 있었다.
어느 길로 가야하나 고르는 순간에는 약간의 짜릿함도 느꼈다.
별 문제 없이, 산 아래 주택가로 내려왔다.
동네 골목 사이사이로 내려오니 그다새 지하철 역에 도착했다.
이제 발이 풀려서 더 걷고 싶은데 아쉬울 정도였다.
막연하지만 방향이 보이는 길.
알고보면 사람들이 다니기 때문에 길이 나있는 걸텐데,
그래도 낯선 길을 걷는 건 여전히 신선하게 떨려온다.
오늘도 그 길로 퇴근을 했다.
잠깐 타는 지하철 안에서 이 글을 마무리 못해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도 글을 붙잡고 있다.
새로 이사 온 동네에
새들은 지저귀고 고양이는 살금살금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