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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인터뷰

zingari.JQ 2023. 1. 18. 12:49

 

 

의료사협연합회의 작은 연구 프로젝트 덕분에, 오랜만에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한 내용을 다시 들으면서, 녹취를 고치며 작성하는 글에 반영하고 있다.

잊혀졌을 것 같지만 녹음을 다시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흐름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인터뷰 당시엔 상대방의 이야기를 눈빛으로 끌어내느라 온 힘을 들이고 있었기에, 내 반응을 잘 나타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녹취를 풀고 한 마디 마디를 다시 읽으면서는... 뭐랄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혼자서 그 사람의 말을 되내어보고, 중요한 부분은 여러 번 웅얼거린다.

방문의료 간호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참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니, 나 역시 기쁘고 활력이 생긴다. 감사한 시간이다.
저 사람이 내게 자신의 삶과 활동을 이렇게 보여줬다니, 참 미안하기도 하고 몸둘 바를 모를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물어보러 갔고, 내게 자신의 맥락을 보여주었다.
인터뷰에 대한 책임이 내겐 있다.

스무살 대학 새내기때,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촬영해 온 함경도 아바이 어마이들의 인터뷰를 듣고 또 듣고... 그래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혼자 여러 번 따라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땐 편집한다고 영상실에 틀여박혀서 4일동안 헤매곤 했었다.
양말을 안 갈아신으니, 발에서 작고 노란 물집이 올라올 정도였다. 

그 사람을 이해해보고자 그 사람의 목소리를, 말투를 따라해보던 일.
나는 그게 좋아서 인류학을 아직도 붙잡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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