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이모'(앞의 글 참고)는 이란에서 유학와서 아마 볼로냐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계속 이렇게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연락처도 받았고 찍은 사진도 공유해줬고 페북 친구도 되었다. '볼로냐 이모'는 인연이 생긴 것 같은 뭔가 뿌듯함. ;]일요일인 다음 날에도 계속 그림을 그렸는데, 거기서 지인들을 만나기도 하고 집중해서 그림을 완성시키기도 하는 모습이 참 멋져보였다. 더욱이 월요일이면 다시 버스와 차들이 다니는 거리가 되는데 이렇게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다니. 정말 정말 멋져보였다. 월요일에 다시 가보니 비가 와서 그림이 점점 지워지고 있었다. 그래도, 볼로냐의 겉모습이 아닌 그 안을 만나게 된 것 같아서 매우 기뻤다.
cargo bike를 빌려타고(앞의 글 참고) 달리고 있자니, 볼로냐 중심 거리는 주말에 차가 들어가지 않게 해놓았다. 거기서 멍멍이 세밀화를 바닥에 그리고 있는 분이 계셨다. 둥둥이가 그림그리는 모습을 계속 보고있다가, 숙소에 다시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웬일로) 후다닥 먹은 아들이가 아빠에게 하는 말. "나 멍멍이 그림 그리는데 다시 가고 싶어."그래서 얼렁 아들이 가방에 그림 도구를 챙겨서 다시 갔더랬다.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 분 옆으로 둥둥이가 앉아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지켜보고, 그리시던 분도 예쁘다고 해주시고, 아들이는 나름 열심히 이런 저런 그림을 그려보고. 아들이에게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기를. 참, 우리는 그 분을 '볼로냐 이모'라고 부르기로 했다.(뒤의..
볼로냐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싶었다. 대충 2가지 방법이 있는데, 거리에 있는 Mobike를 앱으로 찍어서 타고다니는 방법, 아니면 빌리는 방법. 모바이크는 비용이 약간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내가 사용할 곳곳에서 발견하면 바로 탈 수 있고, 반납도 내가 내린 곳에 바로 잠궈놓고 가면 땡이라서 편하다. 앱을 깔고 카드 결제를 해놓고 다녔다. 빌리는 자전거는 앞에 아이와 짐을 넣고 다니는 cargo bike로 빌렸다. 볼로냐 몽타뇰라 공원 아래, Dynamo라는 곳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자전거를 고치고 빌려주고 각종 행사도 하는 곳 같다. 공원 아래 지하 공간이 꽤 넓어서, 이런 공간을 어떻게 빌리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시에서 이런 협동조합이나 청년기업에 빌려주는건가?암튼, 둥둥이를 앞에 태우..
'평창에서 뭐할까'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계촌마을, 벌써 5회째 클래식 음악 축제. 거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양꼬치와 수제맥주를 먹을 수 있었다. 여기서 발견한 화이트 크로우 맥주 중 6.5% 정도 되는 IPA가 풍부한 향을 갖고 있어서 놀랐다. 평창의 유일한 수제맥주, 화이트 크로우를 다음에는 꼭 들려봐야겠다. 계촌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득히 피어난 잔디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선우예권의 피아노와 서울시향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해가 지는 예쁜 산골 마을이 정말 좋아 보였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
평창 여행에서 가장 들리고 싶었던 곳, '브레드 메밀'. 여기서 가장 맛있는 빵을 맛 보았다. 신선한 재료를 아끼지 않으면서 맛을 내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지역 곳곳의 농산물과 사람들의 관계가 탄탄하게 놓여져 있는 인상을 받았다. 맍은 편에는 동생 분이 하시는 커피숍 '평창다반사'가 있고, 곳곳에 원두 공급을 하실 예정이라고 한다. 빵 그림 드로잉 클래스도 했는데, 여기서 10년 정도 활동하시던 젊은 미술가 '미화'께서 이 곳에 정착하시면서 브레드 메밀의 빵 그림을 그려주셨다고 한다. 드로잉 클래스에서는 전 날 뵈었던 평창 수제 맥주집 '화이트 크로우' 직원 분도 오셨다. 여기서 빵을 사서, 설레는 마음으로 고성 '도자기별' 자매께 전해드렸다. '도자기별' 언니께서 감수성이 뿅 터지져서 되레 우리..
2016년, 처음 왔던 볼로냐 몽타뇰라 montagnola 공원은 이런 곳인 줄 몰랐다. 외곽에 숙소를 잡고 오마니께서 음식을 싸오셔서 먹었던, 그냥 후미진 어느 곳인 줄 알았다. 2019년 어제와 오늘, 다시 와 있는 이 곳은 누군가가 여름 잠깐이나마 채워놓고 즐기는 곳이다. 프로그램 중 하나가 있길래 찾아왔는데, 오늘은 삼바 음악으로 모두가 모여서 정말 씐나게 노는 곳이었다. 함께 온 오마니도, 둥둥이도, 만두도 정말 땀나게 신나게 춤추고 어울리고 놀았다. 거대한 난장이 끝나고 나만 남아있는데, 부스에 가서 모히또를 시키며 혹시 담배있냐고 물어봤더니 기꺼이 자기 담배를 꺼네준다. 담배를 마는 동안 모히또를 받아오라고 시켰으나, 이미 끝나서 정리하고 있는 중. 정말 마지막 모히또를 겨우 받아오고 친..
메모 1 볼로냐를 다니다가 건물마다 다른 모양의 포르티코(아케이드)가 연결되어 있는 걸 보고, 이거에 대한 연구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도시인류학에서 유명한 연구서 가 공공공간에 대한 탐구를 했다면, 우연히 생겨 도시의 상징이 된 볼로냐의 아케이드(여기서는 포르티코, 한국에선 주랑 또는 회랑이라고도 부른다)를 연구한다는 건, 도시 공공성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상인들이 물건을 길거리에 내놓고 팔다가 비와 햇볕을 안 맞으려고 나무 가리개를 세웠고, 시는 허가하는 대신 아케이드를 세우라고 지시했으며, 대학 강의실이 모자라서 아케이드 위에다 건물을 증축하거나 또는 아케이드 아래서 강의를 했다는 전설.... 지금은 볼로냐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상징이 되었으며, 가게 곳곳에도 ..
불가리아 소피아에 일주일 머무는 중, 도시 외곽 동네에서 어느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걸었다. “코레아?” ‘예스’라고 답하며 엷은 미소를 보였더니, 악수를 청하며 또 묻는다. “세울? 펭양?” 손을 씩씩하게 잡으며 ‘서울’이라 답했더니 이제서야 이야기를 꺼낸다. “아메리카, 노~ 킴청은 트럼프 밋, 세울 굿” 무슨 소리인가 듣다가 알아차리고는 ‘예스, 롸잇, 데이 밋 투게더!’라고 답하는데, 쿨하게 인사하고 자리를 뜬다. 불가리아가 한반도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의 기억과 경험이 어떠했는지, 더욱 궁금해진다. 미술관에서 이들의 독립전쟁과 전후가 어떠했는지를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는데, 이들의 민주화는 어떠한 과정이었는지 궁금해진다. 검소하고 무뚝뚝하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정감있고 어디엔가..
캅사르 투르디예바(저), 정진호(화), 이미하일(역), 「나르와 눈사람: 우즈베키스탄 옛 이야기」, 비룡소. 새해 하루 전, 나르의 부모님은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습니다.아버지는 나르에게 동물들을 잘 돌보라고 당부했지요. 하지만 다음 날, 나르는 하루 동일 눈사람만 만들었어요.눈사람의 눈은 양파, 코는 당근, 입은 수박 껍질, 그리고 귀는 감자였어요. 집으로 돌아온 나르는 그대로 잠들어버렸어요. 마당에서 배고픈 송아지와 염소, 목마른 새끼 양이 큰 소리로 울어 댔어요.나르는 잠만 쿨쿨 잤지요.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나르가 만든 눈사람이 눈을 깜빡, 깜빡 하더니 움직이기 시작했어요!그러고는 울고 있는 송아지에게 다가갔지요."송아지야, 울지마. 내 양파 눈과 당근 코를 줄께." 눈사람은 염소와 ..
2019년 과천 시민기획단 (과천동 개발) 도시대학 메모 2019년 6월 4일 19:00~21:30 과천시청 아카데미아실강연자: 박재홍(수원대학교 건축도시부동산학부 교수)메모한 이: 송준규(과천 부림동 주민, 보라색은 메모한 이의 의견) ※ 강의 내용 요약1. 세계 최초 전원도시(garden city), 레치워스(1) 런던 인근, 30여개의 전원도시들① 도시 브랜드 "The First Garden City"- 석비, 지도, 간판 등에 이 문구가 다 쓰여져 있음(멋지다.. 과천도 이 브랜드로 갔으면...) ② 전원도시들- 레치워스나 웰윈부터 밀튼 킨즈 등 런던 주변(50~60km 거리)에 분포※ 밀튼 킨즈 관련 논문'삶의 질'을 고려하는 신도시 정책으로 '문화향유 체계'를 구축한 내용을 담고 있음. 신도시..
2019년 과천 시민기획단 (과천동 개발) 도시대학 메모 2019년 5월 28일 19:00~21:30 과천시청 아카데미아실강연자: 박재홍(수원대학교 건축도시부동산학부 교수)메모한 이: 송준규(과천 부림동 주민, 보라색은 메모한 이의 의견) ※ 강의 내용 요약1. 유럽의 시대별 패권, 그리고 산업혁명(1) 중세부터 산업혁명까지 유럽 문명사① 영국·프랑스 백년 전쟁,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페인·포르투갈 대항해 시대, 네덜란드 해상무역 장악 등... ② 영국의 유럽 패권과 세계 식민지 개척, 18세기 면직사업 성장, 그리고 산업혁명 2. 로버트 오웬, 이상촌(1) 영국의 도시 팽창과 도시문제 발생① 광산과 교통 요충지에 공업 신도시 등장② 도시인구 팽창, 자본가 주도의 자유방임 시가지 개발- 토지 소유권의 절..
8년 전 석사논문을 쓰다가 (눈물 쏙 빠지게 혼나고) 대차게 날아가버린 이 부분을, 잠깐 필요해서 다시 (겨우) 찾아냈다. --------------- 1) 사회⋅문화적 실천으로서 도시에 대한 접근 도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도시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에서는 도시를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도시(city)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사회 성격의 한 축으로서 도시사회(urban society)이자 새로운 삶의 방식이 나타나는 맥락으로서 접근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도시를 사회⋅문화적 실천 방식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앙리 르페브르(Henry Lefebvre)는 자본주의로 인한 소외된 삶 대신 총체적 인간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일상과 평범한 경험에서부터 우리 대부분이..
실용주의 Pragmatism미국의 철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와 윌리엄 제임스가 시작한 철학의 한 분야. 제임스가 실용주의라는 용어를 고안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제임스 자신은 그것이 퍼스에게서 왔다고 말했다. 실용주의의 특징은 사물의 본성이 아닌 작동 원리에 관심을 두고 사고의 실행 방식으로서 신념(우리가 그것을 증명할 길이 없을 때라도)을 전면화한 데 있다. 실용주의는 인간이, 아니 모든 유기체가 그들의 환경에 정신적으로 적응하는 방식 그리고 개념을 정교화해 환경과 실천의 우호적인 관계를 창조하는 방식에 관심을 둔다. 뷰캐넌, 이안(저), 윤민정·이선주(역), "실용주의", 「교양인을 위한 인문학 사전」, 자음과모음, p.364. 프래그머티즘 Pragmatism제임스(W. James), 듀이(J. Dewe..
황익주, 2008, "사회분화와 사회계급", 김광억(편), 「세상읽기와 세상 만들기: 사회과학의 이해」, 서울대학교 출판부. 사회분화의 정의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상이한 집단들로 나뉘어져 각기 상이한 지위와 역할과 자원들을 배분받고, 각 사회집단에 합당한 행동방식을 좇아서 다른 집단들과의 상호 작용에 임하게 되는 현상을 가리켜 '사회분화(social differentiation)'라고 한다.다양한 사회집단들이 분화되는데 있어서 작용하는 원리는 … 바로 '다름과 같음', 다시 말해서 차이와 동일성의 역동적 관계다. …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개인적 차이(difference)들을 근거로 사회집단들의 분화(differentiation)가 생겨나는 것이다. p.109 사회분화의 보편성 / 특수성 보편적 ..
Putnam, Robert D., Lewis M. Feldstein, 2003, Better Together: Restoring the American Community, Simon & Schuster. 사회자본의 정의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신뢰와 이해의 유대를 만들고, 공동체를 구성한다. 우리는 모두 사회자본(사회 네트워크와 호혜성의 규범, 상호 원조, 신뢰가능성)에 관련되어 있다. 개인들이 모여 집단과 사회가 되도록 발전시키는 것이다. 사회자본의 기능사회자본은 개인적 일보다 집단이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또한 사람들은 결사체와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그 자체에 만족을 느낀다. 현대사회에서 사회자본비슷한 사람들끼리 연대하는 것은 '내부 사회자본 형성(bonding s..
Foot, John, 2015, The Man Who Closed the Asylums: Franco Basaglia and the Revolution in Mental Health Care, Verso. 존 풋, 위험한 이상주의자인가, 혁명적인 영웅인가? 정신의학 재편을 바라보는 미묘한 차이 프랑코 바쟐리아, 아직 이탈리아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름이다. 1978년에 선포된 이탈리아 법령 180은 '바쟐리아 법'으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정신질환의 구속과 억압을 효과적으로 종결시키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우리는 기뻐할 수 없다'며 그는 법령이 불완전한 점을 지적했다. 의료계의 반발이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철학자 노르베르토 바삐오는 이 일이 이탈리아 역사상 "유일한 개혁"이..
'근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아래 저자는 '동계'에 주목한다. "민중의 일상적 삶의 기초공간이자 공동체적 결속이 이루어지는 질서공간인 마을의 자치적 운영에서 핵심적인 조직"인 동계는 조선시대때 향촌지배기구였으며 식민지시기에도 마을공동체의 핵심적 기반으로 작동했다는 연구 결과들이 등장한다고 소개한다. 저자 역시 현지조사를 해 '동계'가 소멸되지 않고 여전히 마을자치조직으로 존속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동계'가 "민중들의 일상생활의 층위에서 장기적인 '근대로의 이행' 과정을 바라볼 수 있는 유력한 매개지점"이라고 강조한다. 역시 '거미줄'로서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더 할 수 있게 해주어서, 여기에 올린다. 이용기, 2011, "1860~1970년대 동계의 식리방식의 변화와 ‘합리성’의 이면: 전..
시장경제가 발달하는 조선후기에 향촌이라는 지역공동체 문화로 '도덕경제적 생존윤리'가 자리잡는 과정을 살펴본 논문이다. '공동체'를 생존을 위한 스스로의 보호막인 '거미줄'로 비유한 내 글에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여기에 올려놓는다. 이명희, 2002, "조선후기 鄕村의 地域共同體 문화와 자치적 전통에 관한 연구", 「한국사상과 문화」, 16: 383~421.http://kiss.kstudy.com/thesis/thesis-view.asp?key=2473559본 논문에서는 전통사회의 상호호혜적, 공동체적인 자치적 생활규범의 고찰을 위해 조선후기를 주목하였다. 이 시기는 향촌 지역내의 공동체적 질서가 해체되지 않고 오히려 시장경제의 발달과 긴밀한 상호연관을 갖는 도덕경제적 생존윤리가 자리잡은 시기..
저자는 '공유지의 비극' 논리가 확장되면서 '폐쇄적 공유지'인 목초지를 '개방적 공유지'인 전체 환경문제로 환원시키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우선 지역사회 내 '폐쇄적 공유지'의 사례를 살펴보고 그 함의를 탐색한다. 특히 김해 대포천에서 주민들의 자치적인 노력으로 4~5급수의 하천을 1급수로 개선한 사례는 주민들이 10계명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거쳐 '수질보전 자발적 협약제도' 시행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다.저자는 개방적 공유지와 개인의 삶이 갖는 연결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특히 '지속가능성의 원칙', '형평성의 원칙', '지방의제21', '주민참여' 등의 원칙을 현실에 적용하여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지금 한반도는 둘러싼 미세먼지 문제에 중국과 일본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
2019년 4월 인류학대회에 무턱대고 발표 신청을 해버렸다. (이제 이거 어떡하냐, 뭐라고 써야하지... 시간이나 있나...) 뭐라도 해보자고 여기에도 신청 내용을 공유한다. 아파트 키즈 딜레마: 뿌리내림과 내몰림 사이 청년들여기 새로운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아파트를 고향으로 삼고, 재건축된다는 소식에 마음 아파하는 청년들이다. 고향이라는 '애틋한' 말이 아파트라는 '딱딱한' 단어와 연결되는 것이 낯설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들은 낯선 뉘앙스 이상으로 현실적인 딜레마에 놓여있다. 정주성에 기반을 두고 지역정체성을 만들어가면서 '고향'에 뿌리를 내리려고 하지만, 30년 정도가 지난 '아파트'에는 애착심 뿐 아니라 재건축의 요구도 늘어난다. 더욱이 뛰솟는 집값으로 이들은 언제든지 어디로든 쫓겨나가야 하는 ..
3·1 독립선언서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이 선언은 오천 년 동안 이어 온 우리 역사의 힘으로 하는 것이며, 이천만 민중의 정성을 모은 것이다.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자유롭게 발전하려는 것이며,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고 시대의 흐름이며, 전 인류가 함께 살아갈 정당한 권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세상 어떤 것도 우리 독립을 가로막지 못한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희생되어, 우리 민족이 수 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다..
Widlok, Thomas, 2016, Anthropology and The economy of Sharing, Routledge. https://www.routledge.com/Anthropology-and-the-Economy-of-Sharing-1st-Edition/Widlok/p/book/9781138945548 This book examines the economy of sharing in a variety of social and political contexts around the world, with consideration given to the role of sharing in relation to social order and social change, political power, ..
이승철, 2014, "증여론과 세계사의 구조: 순수 증여의 존재론", 「진보평론」, 60: 270~291.https://www.dbpia.co.kr/Journal/PDFViewNew?id=NODE02429299&prevPathCode= 모스의 증여론 (1925)과 가라타니의 세계사의 구조 (2010)는 85년의 시차에도,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환”의 차원에서 사회구성의 문제에 접근하고, 이 교환과정에서 등장하는 “도덕”이 현대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사유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의 유사함이 눈에 띈다. 동시에 두 저작 모두 기존의 인류학적 연구들을 방대하게 참조하면서, 인류역사의 흐름을 자신의 틀 속에서 재서술하겠다는 (다소 무모해 보이는)야심 역시 공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