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막걸리 한 잔 안 해도 돼?" 간단하게 칼국수와 수육을 시켰더니 다섯살 아들 시원이가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아버지의 첫 재를 지내고 집 앞으로 돌아온 길이었습니다. 상례를 치르는 어려운 시간 동안 가족들을 배려하는 다섯살 배기 시원이의 마음이 정말 고마워서, 엄마와 아빠는 막걸리 한 잔씩, 시원이는 물 한 잔을 두고, 할아버지 먼 길 조심히 가시기를 기원하였습니다. 다섯 살이 되자마자, 시원이는 할아버지께서 편찮으신 걸 계속 지켜봐왔습니다. 그리고 눈감은 시체로 또 화장한 가루가 된 할아버지의 모습도 모두 보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시원이는 죽음을 이해하며 슬픔을 격려해주는 정말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니, 제가 무너지려고 할 때 시원이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가..
일기
2018. 10. 2.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