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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80907, "사회적경제 교육은 신뢰와 협력의 '사회자본' 쌓는 일", 경제일반, 사회적경제 포럼 지상중계.
http://www.hani.co.kr/arti/PRINT/861137.html
이런 행사를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중요한 현장인데... 아 내년에는 사회적경제 포럼을 놓치지 말고 가봐야 겠다.
한겨레에 기사가 실렸길래, 발표자들의 인용을 다시 인용하면서 몇 마디 생각의 메모를 붙여본다.
서형수 국회의원, "연대와 협동의 가치를 경제의 중요한 원리이자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이해..."
- 연대와 협동의 원리를 찾으려면? reciprocity와 commons, 그리고 community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러면 인류학이 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 보인다.
임종한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대표, "사회적경제 교육에서 학교와 지역공동체를 연결..."
- 이런 말들이 허무해 보이는 이유는, 지역공동체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형성되어 있는가, 그리고 사회적경제의 형태를 보여줄 수 있는, 또는 학교와 연결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는 곳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지역의 사회적경제 형태들이 학교와의 연결을 염두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일을 제시하는 것이 더 빠른 해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 "사회적경제 분야 경제교육은 ... 사회자본을 형성하는데 방점... 협동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보여주며..."
- 사회적경제 - 사회자본의 연결. 사실 비슷해보이고 어떤 사람들은 묶어서 언급하기도 하지만, 두 개념은 전혀 배경이 다르다. 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배경과 만나는 지점을 하나씩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의 개념이 등장한 유럽이나 사회자본의 논의를 시작했던 미국(퍼트넘으로 좁혀서 얘기하는 이유는 부르디외의 사회자본 얘기는 확실히 계급적 사회진단을 굳건히 두고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한국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과는 다르게, 지금 여기 한국이라는 곳에서 우리 동네에서 그 조건과 배경, 전개가 어떻게 비슷하고 또는 다른지를 비교해보는 작업 역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현효 대구대 교수, "경제학은 시장과 국가의 대립 속에서 구성되는데 사회적경제는 이쪽에도 저쪽에도 포함되지 않아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
- 이 부분은 좀 까기 좋다고 생각한다. 국가-시장-사회의 틀에서 모든 것을 재단하고 분석하려 들면, 절대 사회적경제는 보이지 않게 때문이다. 더군다나 '시장과 국가의 대립'이라는 이분법을 두고 보는 걸 보니, 사회에 대한 접근도 못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적경제는 우선 관점의 시작점이 공동체여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국가-시장-사회'의 틀이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의 틈새에서 필요에 따라 거미줄을 치듯이 연결하고, 그 범주 자체를 흩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거미줄을 치는 패턴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다. 여기에 '자연'이라는 큰 축까지 추가하게 되면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사회적경제의 형태들은 국가, 시장, 사회, 자연 사이에서 생존과 필요를 위해 그 사이에서 거미줄을 치고 그 위에 올라 서있는 '새로운 공동체'로 보는 것이 더욱 적확하다고 생각한다. 각 거미줄들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안인숙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사회적경제 교육의 핵심은 자신의 필요를 얘기하는 것..."
- '자신의 필요'라는 말은 당사자(행위자)의 입장에서 핵심을 건드리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왜 사람들이 더 싸고 믿음직해보이는 대기업의 상품을 쓰지 않고, 사회적경제의 상품을 사고 그 구성원이 되려고 하는가. '자신의 필요'라는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설명해보자면, 필요가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불안'과 '분노'로 먼저 분출되는 국가-시장-사회에 대한 불신에서 '자신의 필요'가 먼저 드러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필요'를 말하고 누군가는 들어주고 어딘가는 반영되거나 또는 적절한 새로운 상품이나 소속을 찾아낼 수 있다는 주체성(적극성)을 포괄할 수 있으려면, '친밀한' 관계의 거리로 여겨지는 사회적경제가 유리한 지점이 분명히 있다. 마치 '메이커스 무브먼트'나 '프로슈머' 실천이 일어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패턴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필요를 상품에 맞춰 말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절감하고 있는 것을 말로 표현하고 이를 들어주고 나눌 수 있는 공론장(또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발견한다는 자체가, 지금 우리의 '새로운 공동체'를 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필요'는 마치 고구마가 줄줄이 딸려 나올 수 있는 줄기 같은 단어라고 생각한다. 행위자 입장에서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필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조건과 상황, 그 현장에서 왜 이러한 '집합적 필요'로 모아지는지를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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