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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70427 Tears in heaven

zingari.JQ 2018. 2. 19. 07:04


며칠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그리고 너무 힘든 꿈을 꿨다.

만두는 조개가 되었고, 둥둥이는 멍게가 되어 있었는데,
내가 부주의하게 둘을 들고있다가 
조개에 멍게가 찢어지고 안에 있는 내용물이 바다에 다 흘러가 버렸으며, 
그 흘러가는 것들을 다시 주어담으려고 하는 사이에
조개도 깨져서 또 바다에 흘러가는 장면이었다.

왜 부주의했을까 이 슬픔을 어떻게 해야할까
꿈 속에서 아무 말도 못 한 채 계속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러다 부모님을 뵙게 되자마자 눈물이 터지면서 
그 사실을 고백하는데
만두와 둥둥이가 부모님 댁에 머물고 있었다.

정말 그리고는 꿈이 깼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
몇날 며칠을 생각해보았다.

요즘 둥둥이를 볼 때, 나도 모르게 머리속으로 ‘화를 내면 둥둥이는 어떻게 될까’ ‘짜증을 터뜨리면 내 속이 시원하려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나를 자책하고 미워하려고 했다.

요즘 (날씨가 좋아서인지) 술 한 잔하자는 연락이 자주 오는데,
‘혹시 내가 가족은 내팽겨치고 혼자서 술마시면서 총각때로 돌아가려고 그래서 그런가’
역시 자책하려고 했다.

오늘 아침에 둥둥이를 등원해주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라디오 ‘이현우의 뮤직앨범’을 틀었다.

맥락은 엉뚱하게 엠티에서 선배가 ‘기타 줘봐’하면서
이 곡 하나 연주하면 분위기 정평해버린다는 수다였고
Eric Cripton의 Tears in heaven을 소개하고 있었다.

‘왜 엠티에서 이 노래라는 거야?’라면서 궁금해하면서 
주차장에서 곡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곡을 듣자마자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일주일 쯤 전에
만두는 저녁을 하고 둥둥이는 거실에서 놀고
나는 소파에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을 때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같은 곡을 틀어주었다.

날씨 때문인지 하늘이 예뻐서 그런지,
노래 가사가 귀에 들어왔는데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은 아들을 추모하는 곡이라는
배철수·임진모 아저씨의 소개를 들으며
곡을 들어서 더 그랬나보다.

그 아들이 둥둥이와 비슷한 나이였는데,
‘그런 사건을 겪으면 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거실에서 놀던 둥둥이가
소파 위에 누워있는 내 배 위로 올라와서
“아빠, 울지마-” 하면서 눈물을 닦아주었다.

정말 너무 고마워서
아이를 껴안을 생각도 못 한 채
가만히 누워서 그냥 또 울고만 있었다.

내가 아빠가 되었다는 걸
이제서야 천천히 느끼는 거 같다.

아마 그 때 느낌 때문에
그런 무서운 꿈을 꾸었던 거 같다.

주차한 차에서 나와 엘레베이터에 서는데
또 눈물이 났다.
양 손에 마른 부분을 다 동원해 눈물을 닦았는데도
또 눈물이 났다.

그렇게 아빠가 되는가 보다.

“Tears In Heaven”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it be the same
If I saw you in heaven?

I must be strong
And carry on
‘Cause I know I don’t belong
Here in heaven

Would you hold my hand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you help me stand
If I saw you in heaven?

I’ll find my way
Through night and day
‘Cause I know I just can’t stay
Here in heaven

Time can bring you down
Time can bend your knees
Time can break your heart
Have you begging please, begging please

Beyond the door
There’s peace I’m sure
And I know there’ll be no more
Tears in heaven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you be the same
If I saw you in heaven?

I must be strong
And carry on
'Cause I know I don’t belong
Here in heaven 

… 아니다, 방금 식당으로 걸어오다 앞 사람 가방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고 생각이 났다. 노래를 듣기 며칠 전에 둥둥이 어린이집 친구네 가서 아이들은 재우고 엄마 아빠들끼리 술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거기서 사진기자인 아빠가 세월호 사건에 취재하러 갔던 얘기를 해주었다. 한 소녀의 시체가 바다에 떠올랐는데, 렌즈로 보니 너무나도 살아있는 그대로여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사실 세월호 사건 당시 만두는 임신 중이었고 우리는 일부러 TV를 틀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못 찾은 아이들이 있는 부두에 올려놓은 그 배를 TV에서 보면서… '엄마, 배가 가라앉고 있어, 무서워'라는 메세지를 받은 부모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래 그 생각을 했었다. 지금 갑자기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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