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τί δέ τις; τί δ᾿ οὔ τις; σκιᾶς ὄναρ ἄνθρωπος.
티 데 티스; 티 두 티스; 스키아스 오나르 안트로포스
도대체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인간은 그림자의 꿈.
- 고대 그리스 시인, 핀다로스(Πίνδαρος, BC.517~BC.438)
고대 그리스에 민주주의가 퍼져나갈 때, 쇠락해가던 귀족주의의 이상을 노래한 핀다로스.
그에게 귀족이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며, 속이기보다는 속는 사람이며, 적에게까지 용기와 예의를 동시에 지키는 사람이며, 지도자라는 의무감에서 약자를 안내하고 보호해주는 사람'(조한욱, 한겨레, 2011.3.14)이었다. 그렇다면 '귀족'이라는 말을 지우고, 그 고결한 '인간'상을 다시 새기려던 와중에 그가 어쩌지도 못하고 붙잡고 있는 질문이라면?
'인간', 조금 더 나아가 '인간다움(athropos)'은 시대마다 무엇을 이야기했던가? 그에게 평민(commoner)은 '인간답지 않은' 사람들이었는가?
그보다는 '인간다움'이 물흐르듯 유동적인 것을 목도하고 놀라는 탄식이라고 정리하는 게 더 나으려나. 시대의 변화라는 물결 속에서, 자신이 믿고 있던 것이 무너지는 시인의 한 마디라고 할까?
'인간'이라는 말은 떼엇다 붙였다 하는, 아니 그보다도 손에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그 무언가'일 수밖에 없을 듯.
ἐν δ᾿ ὀλίγῳ βροτῶν
τὸ τερπνὸν αὔξεται· οὕτω δὲ καὶ πίτνει χαμαί,
ἀποτρόπῳ γνώμᾳ σεσεισμένον.
ἐπάμεροι· τί δέ τις; τί δ᾿ οὔ τις; σκιᾶς ὄναρ
ἄνθρωπος.
필멸할 존재의 기쁨이 금세 일어도,
뒤집는 사상으로 땅에 떨어질 것을.
하루살이, 도대체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인간은 그림자의 꿈.PINDAR, Pythian Odes, 8: 9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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