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6년, 처음 왔던 볼로냐 몽타뇰라 montagnola 공원은 이런 곳인 줄 몰랐다.
외곽에 숙소를 잡고 오마니께서 음식을 싸오셔서 먹었던, 그냥 후미진 어느 곳인 줄 알았다.
2019년 어제와 오늘, 다시 와 있는 이 곳은 누군가가 여름 잠깐이나마 채워놓고 즐기는 곳이다.
<Bolgna Estate> 프로그램 중 하나가 있길래 찾아왔는데, 오늘은 삼바 음악으로 모두가 모여서 정말 씐나게 노는 곳이었다.
함께 온 오마니도, 둥둥이도, 만두도 정말 땀나게 신나게 춤추고 어울리고 놀았다.
거대한 난장이 끝나고 나만 남아있는데, 부스에 가서 모히또를 시키며 혹시 담배있냐고 물어봤더니 기꺼이 자기 담배를 꺼네준다.
담배를 마는 동안 모히또를 받아오라고 시켰으나, 이미 끝나서 정리하고 있는 중.
정말 마지막 모히또를 겨우 받아오고 친절하게 말아준 담배를 한 개피 들고 그랏찌에를 연거푸 외쳤다.
아, 아름다웠다.
여흥이 뜨겁게 남아있는 곳을 홀로 앉아서 관찰하면서 뜨겁게 맛나는 모히또와 시원하게 뿜어내는 담배 한 개피가 정말 소중하고 감사했다.
이 도시는 정말 포용력이 쎈 곳이라고 다시 한 번 확인해본다.
동양인은 나 혼자인 거 같지만, 모여있는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서 온 것 같다.
오늘의 음악 때문인지 중남미 사람들도 많이 왔고,
아프리카 사람들도 정말 많다.
남미 음악에 떼창을 부르는 여기 사람들도 놀랍다.
내게 자기 담배를 내주었던 분은 어디 사람일까?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을 보면
인사를 여기저기 나누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여기가 서로 아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네트워크가 가시화된’ 현장인 것 같다.
혼자인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거 같은데
나는 언제 이런 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기대하게 된다.
공원의 공공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공공성은 시청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만든다는 걸
이 곳을 물리적인 빈 공간이 아닌,
만남과 줄거움의 의미로 채우는,
그런 시도 하나하나가 공원의 공공성 아닐까?
공원이 빈 공간이 아닌, 사람’들’의 장소임을
상상해본다.
'다니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초, 한우진국설렁탕 (0) | 2019.08.20 |
---|---|
평창 대화, 경림소머리국밥 (0) | 2019.08.20 |
볼로냐 포르티코(아케이드) 프로젝트 (0) | 2019.07.06 |
코레아, 서울? (0) | 2019.07.02 |
1유로에 집을 산다면? (0) | 2019.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