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란, 낡은 것이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이 태어나지 않을 때 생겨난다. 이 공백이야 말로, 여러 병적 증상들이 나타나는 때이다."안토니오 그람시, 『옥중수고』 3장 34절 중에서“La crisi consiste appunto nel fatto che il vecchio muore e il nuovo non può nascere: in questo interregno si verificano i fenomeni morbosi più svariati” ** A.Gramsci, Quaderni dal carcere (Q 3, §34, p. 311) Passato e presente Quaderno 3 (XX) § (34) L’aspetto della crisi moderna che viene lamenta..
Turner, Victor, 1957, Schism and Continuity in an Africa Society 사실 이 책을 엄청 읽고 싶은데, 우선 손에 잡히는 책부터 읽어본다. 1950년대 나온 책들이 영국 사회인류학의 전환기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John A Barnes의 소셜 네트워크 논문도 1954년 Edmund Leach의 버마 고산지대 정치체계 책도 1954년 그리고 위에 빅터 터너 책도 저 시기이다. E.E. Evnas-Pritchard가 사회인류학을 사회구조에서 사회사로 건너가야 한다고 말했던 게 몇 년도였더라 그보다 우선 사회변동을 다뤄야 한다고 했던 건 에드먼드 리치의 논문이었다. 아프리카 정체체계 책과 같은 시기에, 박사 졸업 전에 냈던 그 논문에서부터 리치는 평형상태..
앞 뒤 시대 사이에 낀 인물들이 종종 있다. 안과 바깥 사이에 낀 인물 만큼이나, 내가 관심을 많이 갖게 된다.영국 사회인류학의 전반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 사람을 학부때는 '에반스-프리차드'라고 생각했다.그 사회구조 연구를 앞서서 했다가, 갑자기 사회사 연구로 전환한 걸로 유명했으니.박사과정에 와서는 좀 달라졌다. 에드먼드 리치가 (화산폭발이나 혜성충돌 같은 급작한 변화는 아니지만,) 그만큼 중요한 전환을 가져왔다.누군가는 리치 ― 글럭먼, 또 누군가는 리치 ― 프리드먼, 다른 누군가는 리치 ― 레비-스트로스, 또 어떤이는 리치 ― 포르테스(심지어는 리치 ― 스트래선까지 어디서 본 듯)를 비교하며 읽는데,이 점 자체가, 그가 여러 전환의 지점마다 발을 딛고 있다는 거 아닐까?그가 제기한 문..
대학마다 수업마다chat GPT를 못 쓰게 하는 곳도, 잘 써보게 하는 곳도 있던데,뭐가 됐던 문제가 무엇을 딛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어려운 문제겠지만,chat GPT 이슈의 한 단면을 기록해보자고,어느 이메일에 보냈던 내용을 여기에 올린다.chat GPT와 user를 network로 보자면,네트워크 바깥과 만나는 경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해보자는생각이 있어서, 이렇게 올려본다.보내주신 답변 잘 들었습니다. '읽었으나 어려웠고,이해를 돕기 위해 chat GPT를 사용하였다가, 그 내용이 과제에 일부 반영되었다.'이렇게 이해했습니다.추가로 정보를 찾아보는 건, 좋은 공부 방법이에요.저 역시, 내용을 모르겠으면 외국어 사전이나 백과사전, 다른 서적을 찾아보기도 해요.학술적 글쓰기에서는 어쩔 ..
사회인류학으로 논문자격시험 페이퍼를 준비하다가, vitalism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니깊게 고민한 브라질 인류학자가 있었다.HAU 저널에는 2018년 life 논문들도 실려 있었으니,내가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리딩하면서, 초벌 번역을 한 걸 공유한다.생동론과 인류학은 얽혀있다... 들러붙어있다...랄까...무위당 장일순의 생명사상을 어떻게 인류학으로 풀어낼까 고민하다가,단초를 잡은 거 같다. 기쁘면서도 좀 두렵군...-현대 인류학에서 생동론의 생동 : 삶의 늘푸른 나무를 갈망하며 루이즈 FD 두아르테 DUARTE, Luiz FD., 2020, "The vitality of vitalism in contemporary anthropology: Longing for an ever green tree of..
사회적 상상력이라고 하면, 라이트 밀의 '사회학적 상상력'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와는 좀 다른 상상력을 지칭하고 싶다. 아카데미아의 것이 아닌, 풀뿌리 민중의 상상력조지 오웰이 카틸루냐에서 겪었던 것처럼교조적 사회주의가 아닌 인간적 사회주의여기에 앵커를 내려보고 싶다.협동조합을 다룬다는 게,뭐랄까 현대 사회의 원주민을 만나는 느낌이랄까어느 동네 협동조합이냐에 따라정말 천차만별이다만은그거야말로 ‘social’이라는 생각이 든다.요점부터 말하자면,‘함께한다는 상상력’을 거세당하는 게 아닐까‘국가와 시장 너머’ 우리끼리 해보겠다는 꿈이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드는게 아닐까그걸 문제 삼고 싶다.곳곳에서‘제도 안에 갇힌 상상력’을 많이 접한다.물론 현실적인 고민은 당연히 필요하다.그런데, 그게 제도 안에만 갇힐 ..
“Miracles are the word for the shoreline between the explainable and the unexplainable, what we can understand and what we can’t. … When we do it right, prayer changes us, not the other way around. Whether we are praying for forgiveness or gratitude or guidance, we are not looking out but within, and if you can find that shoreline within yourself, really find it, that’s when you got a shot at on..
놀랍다. 2018년 권헌익 선생님의 '자연과 사회' 수업을 들을 때,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은 함께 있던 것입니다, 떨어질 수가 없어요'라고 말씀하신 걸 기억하는데. 이 글을 읽으니 이제야 이해가 간다. 아니, 몇 년간의 고민이 여기서 풀리는구나 싶었다. 드디어 돌아돌아 여기로 돌아왔다는 느낌이랄까. 수업 메모에는 이렇게 적어놨었다. "사회학은 인류학 뒤에 생겨났고, 인류학에서 사회라는 건 사회과학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사회 '안'에 있는데 '밖'에 있는 것처럼 연구하고 결론을 내려야한다. 인류학자들의 방법론은 존재 자체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혼밥을 아무리 먹어도, 우리는 혼자가 될 수 없어. 아무리 혼자 먹어봐, 더 사회적으로 되지. 혼자 먹으면서 사회를 생각하게 되죠." "레비-스트로스가 ..
* 소셜 네트워크에 생명력은 어디에 있을까, 이걸 풀어가려다 애니미즘(animism) 또는 생기론(vitalism)을 다시 바라보려고 하는데, 역시 이럴 땐 잉골드가 맛집이다. 불안했던 속이 다 풀리네. 리딩하려고 초벌번역한 거라, 많이 어설프겠지만, 그래도 올려본다. INGOLD, Tim, 2011, "Rethinking the animate, re-animating thought", Ethnos, 71-1: 9~20, (https://doi.org/10.1080/00141840600603111). 위의 글로 번역했다. 아래 책에도 담겨있는 글이다. INGOLD, Tim, 2011, "Rethinking the animate, re-animating thought", Being Alive: Essays..
* M께서 한 번 읽어보라고 하신 게 어언 몇 수년 전인데, 이제서야 읽는다. 읽으면서 초벌 번역을 한 건데, 발랄하고 흥미롭고 어려워서 올려본다. 비인간 대 인간 논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하던 나에겐, 잉골드 얘기는 좀 시원하다. (다른 지점에서) 거미줄에 대한 비유를 손에 들고 박사과정을 시작하기도 했고... INGOLD, Tim, 2011, "When ANT Meets SPIDER: Social Theory for Arthropods", Being Alive: Essays in Movement, Knowledge and Description, Routledge, pp.89~94, (https://www.taylorfrancis.com/chapters/mono/10.4324/978020381833..
00:08 미국 초대 대통령의 취임과 이로쿼이 족의 고통- 조지 워싱턴이 미국 최초 대통령이 됨- 이로쿼이 족이 전쟁과 분열로 고통 받음- 이로쿼이 족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 평화모구자의 등장05:37 이로쿼이 동맹의 탄생- 평화와 안보를 위해 다섯 국가가 연합- 화살 다섯 개가 연합의 힘을 상징- 평화로운 시기에서 위험한 전환으로08:32 프랑스의 인디언과 모호크의 전쟁- 샤끌랭과 모호크의 전투- 프랑스의 승리와 모호크의 적대감- 모호크의 무기 확보와 털무늬 무역12:13 이로쿼이 동맹의 목표- 이로쿼이는 고통에 대한 원인을 동쪽 사람들로 인식- 이로쿼이는 전쟁으로 인해 고갈되었고, 자원을 회복하려고 영국과 계약을 체결- 이로쿼이는 북미의 운명을 결정하는 계약 체인을 형성15:38 17세기 종료, 이로쿼..
"보소, 아를 애까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당신처럼 그래 오냐오냐 다 받아주면, 아 다 버립니데이" "엿가락 하나 사 맥있다고 아를 배리깄나?" "당신 돈도 아니믄서!" "돈이 아이라 정이지. 세상에 정이라는 게 있다는 것도 알아야 되는 기다. 그래야 강하게 크는 기다. 으이?" - Pachinko, 1장, 0:22:14 ~ 42, Apple TV+, 2022.3.25. 후드티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학교 식당 저녁 한 끼 때우며 보다가 감탄을 하면서 멈추고 곱씹었다. '세상에 정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아야, 강하게 크는 기다' 가족 안까지 자본주의가 들어온 이 시절에, 계속 곱씹어본다. '정'은 이젠 당연한 말이 아니다. 우리의 '사회'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친족에까지 침투한 '..
신해철, 1996, "70년대에 바침"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 모두 지난 후에는 누구나 말하긴 쉽지만 그때는 그렇게 쉽지 않았지 ... 나에게 80년대는 혼란의 유년기였다. 슈퍼 앞에서 놀다가도 국기 하강을 하면 가슴에 손을 얹었고 성화 봉송에 동원되어 깃발은 흔들었지만 88올림픽을 좋아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렸다. 집에 데려가서 광주 학살 사진집을 보여주던 친구에게 '우리 집에도 이런 거 있어'라며 묘한 동질감을 느끼던 그 때, 군화발에 짓이겨진 턱이 돌아가버린 사진을 펼쳐놓고 있었다. 우리 집에는 고모, 삼촌들이 많이 오셨다. 수배 당한 이름 모를 운동가들도, 아빠의 동료들도 오시면 일단 좋았다. 그 무릎에 앉아 늦게까지 안 잘 수 있었다. 어느 날은 아버..
https://vimeo.com/ondemand/weconomicsitaly A Moving Images Production The Emilia-Romagna region in northern Italy has one of the highest concentrations of cooperative businesses in the developed world. The capital, Bologna is an industrial powerhouse, where prosperity is widely shared, and cooperatives of teachers and social workers play a key role in the provision of government services. Presen..
https://www.kopus.org/biz-electronic-font2/ Kopub World - 한국출판인회의 KOR ENG 한국출판인회의 인사말 창립선언문 조직구성 정관 및 연혁 CI소개 찾아오시는 길 주요사업 회원권리증진 출판정책연구 저작권권리확보 출판유통환경개선 전자출판진흥 독서문화활성화 www.kopus.org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제작한 서체 인쇄물과 디자인, 전자출판과 디지털화면까지 최적화되었다고... 확장 한자, 일본어, 라틴어, 러시아어... 산스크리트어 등 다양한 언어 포함... 문서, PT, 포스터 등 저는 꼭 이것만 써요... 아무 폰트나 썼다가 저작권 지불하라고 연락 받은 적이 몇 번 있어서... 폰트 저작권을 확인해야 하더라고요... "KoPubWorld 서체는 모든 사용자에게..
의료사협연합회의 작은 연구 프로젝트 덕분에, 오랜만에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한 내용을 다시 들으면서, 녹취를 고치며 작성하는 글에 반영하고 있다. 잊혀졌을 것 같지만 녹음을 다시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흐름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인터뷰 당시엔 상대방의 이야기를 눈빛으로 끌어내느라 온 힘을 들이고 있었기에, 내 반응을 잘 나타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녹취를 풀고 한 마디 마디를 다시 읽으면서는... 뭐랄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혼자서 그 사람의 말을 되내어보고, 중요한 부분은 여러 번 웅얼거린다. 방문의료 간호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참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니, 나 역시 기쁘고 활력이 생긴다. 감사한 시간이다. 저 사람이 내..
넷플릭스에서, "여총리 비르기트"라고 번역되어 소개된 덴마크의 드라마 'Borgen'을 정신없이 빠져들어서 봤다.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The West Wing' 이후로, 이렇게 빠져들었던 정치 드라마가 없었다. 아니, 그보다 더 빠져들었다. 몇 가지 주제들이 계속 머리에 맴돌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그린란드이다. (다른 하나는 '일상에서 정치로의 공명', 또 다른 하나는 '세대 간 상호 반영의 가능성'이다) 2010년에 방영된 시즌 1 에피소드 4에서, 덴마크의 식민지였다 (높은) 자치권을 확보한 그린란드의 실정에 대해서 다루는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울렸다. 그리고 2022년 10년만에 다시 방영된 시즌 4는 8개의 에피소드로 그린란드에서의 상황을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뭐랄까, 이야기가 ..
LATOUR, Bruno & Steve WOOLGAR, 1979[1986], Laboratory Life: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 Sage Publication[Pribceton University Press], ISBN 9780691028323, (https://press.princeton.edu/books/paperback/9780691028323/laboratory-life) [브루노 라투르, 스티브 울거(저), 이상원(역), 2019, 『실험실 생활: 과학적 사실의 구성』, 한울 아카데미, ISBN 978-89-460-6582-93330, (https://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1445..
CASTRO, Eduardo Viveiros de, 2009, Métaphysiques Cannibales: Lignes d’anthropologie post-structurale,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https://www.puf.com/content/M%C3%A9taphysiques_cannibales),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까스뜨루(저), 박이대승·박수경(역), 2018, 『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 후마니타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13735614)]. "21세기 사상의 탈인간중심주의를 대표하는 인류학자 에두아르두 베베이루스 지 카스트루에 의하면, 아마존 원..
https://www.bss.or.kr/load.asp?subPage=310.view&idx=2822 [모집] 2022 지역 청년활동가 지원사업 [신청서식 다운로드 바로가기] www.bss.or.kr https://bss.or.kr/boostlocal/load.asp?subPage=510.view&searchValue=&searchType=&page=1&idx=2816&_ga=2.136560053.407593669.1656293123-1005394208.1654740599 지역 청년활동가 지원사업 온라인 신청페이지 바로가기 *제출마감: 2022년 6월 24일(금) 23:59까지 제출 ※ 신청마감일인 2022년 6월 24일(금) 24시 정각에 온라인 시스템이 자동으로 종료되며, 종료된 이후 등록 및 수정 ..
1부, "덩케르크"에서 ... '덩케르크의 기적'이라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히틀러의 공격 중단 명령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고 날씨가 독일군에게 불리하게 변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고 영국 해군과 그 작은 배들의 영웅적인 행동과 방어선을 지키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그 귀한 군인들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진정한 기적이 일어나려면 그 모든 요소가 완성돼야만 했죠. … 대부분은 총을 쏜 적도 없었어요. 바로 퇴각해서 돌아왔거든요. 자신을 패잔병으로 여겼어요. 자랑스러울 게 전혀 없다고 생각했죠. … 기차가 설 때마다 사람들이 커피와 담배 같은 걸 갖고 왔어요. 우린 이 엄청난 고양감(의 증거)를 경험했는데, 전혀 근거가 없었어요. 우리는 일종의 영웅이고, 일종의 승리를 거두었다는 ..
WEBER, Max, 1922, "Die Veralltäglichung des Charisma", Wirtschaft und Gesellschaft, 1972, Tübingen, J.C.B. Mohr, pp.142~148, [막스 베버(저), 이상률(역), 2020, "카리스마의 일상화", 『카리스마적 지배』, 문예출판사, pp.17~34]. 카리스마 ― 일상화 변화의 이유 진정한 카리스마 권위 비범한 개인의 사회 관계 지속하면서 변화 순수했던 시작에서 지속을 꾀하면, 변할 수 밖에 없음 전통적 귄워 또는 합법적 권위로 변화 추진 변화 추진 이유 영속시키려는 지지자들의 이해(관념적이거나 물질적) 추종자가 카리스마 관계 지속하려거나, 이를 지속해 일상 토대에 올려두려는 것 '사명' 대신 생활 후계자 방식 ..